오는 4월 20일과 21일, 수원메쎄에서 열리기로 한 국내 최대 성인 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이하 KXF)’이 수원시의 행정대집행 압력으로 인해,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대관이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지난 3월 말 여성단체의 KXF 반대 시위 이후, 행사가 이슈화됐을 때도 수원시측은 대관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그런데 지난 3월 29일 이재준 수원시장의 행정대집행 경고 이후 갑작스럽게 상황은 변했고, 압박을 느낀 수원메쎄에서 결국 대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수원메쎄측은 수원시의 압박에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지만, 지난 1월 초 분명히 KXF의 성격을 파악했았던 상황에서 대관을 허용했음에도, 석연치 않은 취소 결정에 KXF의 주최·주관사인 플레이조커와 한국성인콘텐츠협회(이하 한성협)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KXF 행사 주최 측인 이희태 플레이조커 대표는 무리한 법 해석에 기초한 수원시 집행부의 부당한 행정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3일 오후부터 전국을 돌면서 이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나섰다. 다음은 이희태 대표와의 일문일답.
Q. KXF 행사를 불과 1달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 수원메쎄가 대관을 취소했다. 계약은 언제 했던 것이며, 계약 당시와 취소 시점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인가?
A. 1월 3일 수원메쎄와 전시장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수원메쎄 매니저에게 일본 AV 여배우들이 출연하고 패션쇼와 팬사인회 및 다양한 공연이 이뤄질 것이라고 통지했다. 이러한 내용을 꾸준히 매니저와 소통해왔고 ▲공개된 전시장 내에서 ▲성인 신분확인을 거쳐 입장권을 구매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성인 콘텐츠에 대한 공연으로 이뤄질 것을 분명히 인지시켰다. 그런데 ‘여성단체’라는 변수가 생겼다.
Q. 여성단체가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A. 행사 장소인 수원 지역 여성단체들이 2월 초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급기야 3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KXF가 성폭력이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했다. 3월 21일에도 여성의당이 같은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Q. 당시 상당히 이슈가 됐다. 그런데 성폭력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수원메쎄에서 처음부터 아예 허락을 안 해줬을 것 아닌가?
A. 여성단체들의 주장과 달리 KXF는 아무 법적 문제가 없었다. KXF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패션쇼·전시회로서 성매매나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10일 경기 광명 IVEX 스튜디오에서도 합법적으로 열렸는데, 같은 콘셉트의 행사가 작년에는 합법이고 올해는 불법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Q. 여성단체 시위 이후 수원시의 입장은 어땠는가?
A. 합법적인 전시회로서 민간 전시장에서 진행하는 것을 시가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경찰 관계자 역시 행사 자체만으로는 범죄 혐의점이 없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월 초(7일)와 3월 중순(12~14일)경 쏟아졌던 언론사들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Q. 시에서 KXF 행사가 합법이어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으면 끝난 것 아닌가?
A. 우리는 수원시의 입장을 신뢰하고 열심히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3월 14일 행사장 근처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KXF가 개최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청한 뒤, 수원시와 수원교육청에서 태도의 변화를 보였다.
Q. 어떤 변화가 보였던 것인가?
A. 3월 20일 수원교육청에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교육환경법)’ 제9조 제13호에 위반될 우려가 있다며, 수원시와 수원서부경찰서 그리고 수원메쎄에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통지했다. 그리고 바로 하루 뒤인 3월 21일 수원메쎄에 교육환경법 9조 및 청소년보호법 28조 위반을 검토하고 준수하라고 통지했다. 그리고 3월 29일 이재준 수원시장이 대관 취소 공문을 보낸 후, 취소를 안 하면 행정대집행을 포함한 강력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Q. 수원메쎄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결국 반사회적 행위(민법 103조), 분쟁 상황 발생 우려(전시장 운영규정 제18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취소 통보를 해왔다. 시에서 법령 위반으로 대관 취소를 요청한 데다 1%라도 위법 소지가 있으면 행사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계속 대관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수원시장의 압박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대항하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적인 입장도 전했다.
Q. 하지만 KXF 행사 주최 측 입장도 고려해야 하지 않은가? 수원메쎄에서 그 부분은 싹 무시했다는 것인가?
A. 그래서 수원메쎄에 수원시가 교육환경법 위반이라고 해석한 부분이 무리한 법 해석임과 동시에 행정대집행 또한 명백한 위법임을 분명히 설명했다. 그리고 수원메쎄에서 KXF 행사의 내용과 취지를 알고 있음에도, 개최 1달도 안 남긴 상태서 대관을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으나 입장을 바꾸지 않고 계약을 파기했다. 결국 행정기관과 일부 여론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한 셈이다.
Q. 대관 취소 사유가 된 법적인 이슈가 궁금하다. 우선 교육환경법 위반에 대한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A. 해당 법을 보면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서 ▲밀실이나 칸막이를 하여 밀폐된 공간에서 ▲샤워시설, 침대, 성인용품 등을 갖추고, 성행위 또는 유사성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업소’ 운영을 금지한다고 적시됐다. 그런데 KXF 행사는 단 2일간 일회성으로 열리는 행사다. 이게 ‘업소’에 해당하는 것인가? 업소라면, 적어도 고정된 업장에서 지속해서 영업을 하는 곳을 뜻한다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이다. 여성부 고시가 드는 예시도 ‘좁은 방에서, 종업원이나 이용객 소수가, 남들의 시선에서 차단돼서 성적인 행위를 하는 사업’을 지속해서 경영하는 곳들로 전형적인 유사 성매매업소들이다. 그런데 KXF 행사는 매우 넓고 공개된 전시장 안에서, 최대 1만 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공연도 보고 전시도 관람하는 행사다. 전시장 안에서 여성부 고시가 금지하려는 성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수원시의 법 해석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Q. 수원시의 행정대집행 언급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A. 행정대집행법에 따르면, 행정대집행은 ‘법률에 의하여 직접 명령되었거나 또는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에 의한 행위로서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를 의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다른 수단으로써 그 이행을 확보하기 곤란하고 또한 그 불이행을 방치함이 심히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 가능하다. 대법원 판례는 ‘무엇을 하지 아니할 의무’는 ‘타인이 대신하여 행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즉, ‘성인 페스티벌을 개최하지 않을 의무’는 행정대집행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 이재준 시장은 무슨 법률검토를 마쳤길래 행정대집행을 운운하는 것인가?
Q. 수원메쎄는 수원시에 압박에 못 이겨 그랬다 이해를 하더라도 시에 참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을 것 같다.
A. 수원시는 저희가 행사를 준비하던 1월 초부터 3달간은 행사 개최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더니, 어째서 지난주부터 갑작스레 불법 행사로 규정하고 수원메쎄를 압박해서 대관을 취소시켰는지 정말로 궁금하다. 수원시는 분명히 자신들의 법 해석이 무리했음을 절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행사 주최 측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렇게 밀어붙였다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자칫 자신이 소속된 특정 정당의 지지율을 우려하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Q.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A. 4월 2일 <‘KXF 성인 페스티벌’ 수원시와 여성단체는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에 관한 청원>을 국민동의청원에 올렸다. 수원메쎄에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임과 동시에 오늘(3일)부터 국토대장정을 진행하며 아프리카와 유튜브 생방송으로 수원시의 행정이 부당함을 알림과 동시에 일부 여성단체들 주장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A. 2014년 9월 수원 다솔초 바로 옆인 SK아트리움에서 미스터쇼가 열렸다. 수원시는 여기에 대해 조치를 취한 적이 있었던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어느 권력이든지 여론이 압력을 넣으니, 행사가 얼마 안 남았더라도 상관없이 자의적으로 금지하겠다고 할 수 없다. 이번에 수원시는 국민 앞에서 천인공노할 커다란 죄를 지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우리와 진지하게 대화하기를 원한다.
[한국성인콘텐츠협회 kacaorkr@gmail.com]
